2010년 4월 8일 목요일

강남 클럽과 네트워크 효과


 

 

강남 클럽은 왜 주말에 물이 안 좋아? - 네트워크 효과

경제로 푸는 우리들의 연애, 그 첫번째 이야기

written by ohbox

 

"짜증나게 애들 엄청 많이오네, 야 나가자"

그 날 클럽에 막 도착한 나와 내 친구는

투덜대는 그녀들을 빤히 쳐다봤다.

"남들은 줄서서 들어오는 시간에 쟤네들은 왜 나가냐?"

 

 

 

1. Story telling

 

때는 2009년 2월경

24살 청년 2명은 강남역을 서성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정답은 클럽?

클럽에 들어간 나와 내 친구

 

딱 봐도 이십대 초반인 여자애 두명이 우리 앞을 지나간다

 

 근데 걔네들 뭐 싸운지 알았다

투덜거리면서 주차장으로 간다

"뭐야 쟤네 차 있어? 웬 허세? ㄲㄲ"

이러면서 우린 그녀들을 지켜봤다

 

키 큰 애가 뉴비틀, 키 작은 애가 벤츠 몰고 줄맞춰서 집에 가더라

 

 

                                       "쟤네 뭐야... 무서워"

       "렌트카라도 저 벤츠 하루 빌리는데 65만원이야 ㅋㅋㅋㅋ"


 

사실 그 날 클럽에서는 아무 일이 없었다

남자도 별로 없었고,

입구에는 여자애들이 줄을 서서 들어오는 반면

저렇게 하나 둘 짜증내며 클럽을 떠나는 여자애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그 날 잘보면

 이상하게 여자들이 많이 들어왔다

 

 

 

 

 

2. 사실 점검 (Fact)

 

그 날 사건의 개요는 이랬다

 알고보니 우리가 그날 갔던  강남 모 xx클럽은

저녁 6시부터 몇시간 내내

강남역 주변에서 길가는 여자들에게 클럽 초대권 수백장을 뿌렸다.

 

 

집에 가려고 버스 기다리던 여인네,

심지어 커피숍 2층에서 수다떨던 여인네들까지

클럽으로 공짜로 들어오게 되니, 클럽은 한마디로 여탕이 되었다

 

 

뭐 우리는 이게 웬일인가 싶었지만,

정작 진짜 '놀고 싶어했던' 강남 여자 애들은 대부분 다 나가버렸다.

(그러니까 원래 걔네들은 그 클럽에

뭔가 강남 프리미엄이 있었다고 생각했나보다)

 

 

 

3. 경제학에 적용 (Applying)

그 날 클럽에 온 모든 사람들을 소비자들이라고 생각해보자

클럽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만족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자기 자신의 소비에만 집중하지 못한다.

 

 

타인이 어떻게 소비하는지도 나의 관심사이고

이러한 관찰이 나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네트워크 효과' 라 한다.

 

 

네트워크 효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스놉 효과(snob effect) 이다

 

 

 밴드웨건 효과는 전시효과라고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사는 물건이라고 하면 필요여부에 상관없이

너도 나도 따라 사는 소비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스놉효과는 속물효과라고 한다

 남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상품을 보면 오히려 사고싶어하지만

남들이 다 사기 시작하면 자기는 오히려 사지 않으려하는

속물근성에서 기인하는 용어이다

 

바로 그 날 클럽에서의 돈많은 부잣집 딸내미들을 보고

나와 내 친구는 스놉효과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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